저항이란 무엇인가?
저항은 전자회로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수동 소자 중 하나로, 전자의 흐름(전류)을 제한하거나 전압 강하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저항이 적용된 회로를 접하지만, 그 존재를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TV나 컴퓨터, 스마트폰, 각종 가전제품 등에 내장된 회로 속에는 수많은 저항이 사용되어 있으며, 이는 회로 작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정해진 동작 조건을 만족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이번 글에서는 저항의 원리와 특징, 다양한 종류와 용도, 그리고 구체적인 응용 사례 등을 중심으로 저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다루어 보겠다.
1. 저항의 정의와 원리
저항(Resistor)은 전류가 흐를 때 전자의 흐름을 방해하여 에너지를 열로 소모하게 하는 소자다. 물리적으로 해석하면, 전자들이 도체 내부를 이동할 때 원자나 이온과 충돌하며 운동 에너지를 잃고 열이 발생한다. 저항값이 높을수록 전류 흐름이 더 많이 차단되어, 회로 내 전압과 전류 분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옴의 법칙(Ohm’s Law)
V=I×RV = I \times R
- V: 전압(Volt)
- I: 전류(Ampere)
- R: 저항(Ohm)
위 공식은 전압이 전류와 저항의 곱임을 의미하며, 이를 변형해
I=VR, R=VI, I = V/R
로도 나타낼 수 있다. 결국 회로 설계에서 요구되는 전압, 전류 수준에 맞춰 적절한 저항값을 정해야 한다.
2. 저항의 기능과 역할
(1) 전류 제한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회로 내 전류를 제한하는 것이다. 특정 부품이 과도한 전류로부터 손상되지 않도록 방어하거나, 회로 동작에 필요한 목표 전류를 확보하기 위해 저항을 삽입한다. 예를 들어 LED 같은 소자에 저항 없이 전원을 바로 연결하면, LED가 견딜 수 있는 전류보다 훨씬 큰 전류가 흐를 수 있어 손상 위험이 크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반드시 직렬로 저항을 연결하여 전류를 조절한다.
(2) 전압 분배
두 번째 역할은 전압 분배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저항을 직렬로 연결하면, 그 비율에 따라 인가된 전압이 나뉘어져(Voltage Divider) 특정한 전압값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센서나 기준 전압, ADC(아날로그-디지털 변환) 입력 등을 다룰 때 자주 사용된다.
(3) 신호 처리
고주파 회로나 필터 설계, 증폭기 등에 저항이 사용된다. 커패시터(Capacitor), 인덕터(Inductor) 같은 다른 수동 소자와 조합하여 신호 특성을 조정하거나, 잡음(Noise) 및 고주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항은 회로의 주파수 응답이나 위상 특성에 기여해, 필요에 따라 원하는 대역만 통과시키거나 특정 주파수를 차단한다.
3. 저항의 종류와 특성
(1) 고정 저항(Fixed Resistor)
가장 널리 사용되는 형태로, 저항값이 고정되어 바뀌지 않는다. 내부에 사용된 소재나 제조 방식에 따라 탄소 필름, 금속 필름, 금속 산화물, 와이어 권선(금속선 감은 형태) 등으로 분류된다.
- 탄소 필름 저항: 가격이 저렴하고 범용적으로 쓰이지만, 오차 범위가 큰 편
- 금속 필름 저항: 온도 안정성과 오차 특성이 우수해, 정밀 측정 장비나 고성능 회로에 활용
(2) 가변 저항(Variable Resistor)
저항값을 조정할 수 있는 형태로, 회로 개발 및 실험 환경에서 많이 쓴다.
- 포텐셔미터(Potentiometer): 볼륨(volume control)이나 기계식 조절 등에 사용
- 트리머(Trimmer): 나사 형태로 돌려 미세 저항값 조정
(3) 열 감지용 저항(Thermistor)
온도에 따라 저항값이 급격히 변하는 소자로, **NTC(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내려감)**와 **PTC(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올라감)**로 나뉜다. 주로 **회로 보호(서지 전류 제한)**나 온도 센서 용도로 사용된다. 예컨대 NTC 서미스터는 초기 전류를 제한해 회로 손상을 막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항이 낮아져 정상 동작을 가능케 한다.
(4) 광 감지용 저항(LDR, CdS)
빛의 세기에 따라 저항값이 바뀌는 소자로, 조도 센서나 간단한 자동 스위치(예: 가로등 점등) 등에 쓰인다. 빛이 강해지면 저항이 작아져 전류가 많이 흐르게 되고, 어두워지면 저항이 커져 전류가 줄어든다.
(5) 정전류 다이오드(CRD)나 배리스터(Varistor) 등
저항이라는 범주에 넣기 어렵지만, 유사한 역할을 하는 소자들도 있다. 정전류 다이오드는 일정 전류를 유지하려 하고, 배리스터는 과전압 보호용으로 사용된다. 이들은 조건에 따라 저항값이 변하거나 비선형 특성을 갖는다.
4. 저항값 표기와 색 코드
(1) 색 코드 표기
소형 저항에는 여러 색 띠가 있으며, 이를 해석해 저항값을 읽는다. 일반적인 4색 또는 5색 밴드 구조로, 처음 두세 색은 숫자를, 그다음 색은 곱셈(자릿수)을, 마지막 색은 오차율(Tolerance)을 나타낸다.
예) 갈색(1)-검정(0)-주황(×1k)-금색(±5%) → 10 × 1kΩ = 10kΩ ±5%
(2) 문자·숫자 표기
칩 저항(SMD)이나 특별한 저항에서는 숫자로 표시한다.
예) ‘103’ → 10 뒤에 3개의 0을 더해 10kΩ, ‘473’ → 47kΩ
정밀 저항은 오차 범위가 ±1% 혹은 그 이하인 경우도 많으며, 표준 E24, E96 시리즈 값으로 세분화되어 나온다.
5. 저항의 응용과 실제 사례
(1) LED 직렬 저항
가장 대표적이고 쉬운 예다. LED에 걸리는 전압과 목표 전류를 고려해
R=전원전압−LED 순방향전압원하는 전류R = (전원전압 - LED 순방향전압)/원하는 전류
로 계산된 저항을 연결한다. 이를 통해 LED가 파손되지 않으면서 일정 밝기로 동작한다.
(2) Pull-up, Pull-down 저항
디지털 회로에서 입력 핀이 부유(Floating) 상태가 되지 않도록, 논리 ‘1’ 혹은 ‘0’에 안착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저항이다. 마이크로컨트롤러 입력이나 센서·스위치 입력을 안정화하기 위해 자주 삽입된다.
(3) 전원 회로 분할
전압 분배기를 활용해 참조 전압(Reference Voltage)을 얻거나, 아날로그 센서 값을 스케일링해 ADC에 입력하기도 한다. 예컨대 12V 신호를 5V 범위로 줄이려면, 2:3 비율의 저항 두 개를 직렬 연결해 12V 중 5V 정도만 ADC로 들어가게 한다.
(4) 증폭기 바이어스 및 게인 설정
연산 증폭기(OP-AMP)로 신호를 증폭하거나 필터링할 때, 여러 저항을 특정 비율로 배치해 증폭도(Gain)를 결정한다. 예컨대
- 반전 증폭기: 이득(Gain) = Rf / Rin
- 비반전 증폭기: 이득(Gain) = 1 + (Rf / Rin)
(5) 전력 제어 및 온도 제어
고출력 저항이나 권선 저항(Wire Wound Resistor)은 고전력 소모 회로나 발열이 필요한 회로(히터 등)에 쓰인다.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 주목적인 경우 방열판이나 추가 안전 장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6. 저항 선정 시 고려 사항
(1) 저항값과 정격 전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저항값과 정격 전력(W)이다. 저항에 흐르는 전류와 걸리는 전압을 바탕으로
P=VI=I²R=V²/R
공식을 통해 소모 전력을 계산한 뒤, 그보다 여유 있는 정격 전력을 가진 저항을 선택한다. 예컨대 계산 결과가 0.3W면 안전을 위해 0.5W 이상의 저항을 쓰는 것이 좋다.
(2) 허용 오차와 온도 계수
정밀도가 중요한 경우 ±1%, ±0.5%, ±0.1% 등 작은 오차 저항을 사용하고, 장비가 다루는 온도 범위를 고려해 온도 계수가 낮은 부품(변화량이 작음)을 골라야 한다.
(3) 패키지 형태
칩 형태(SMD)나 리드 타입(DIP), 고전력 세라믹 또는 권선형 등 다양한 패키지가 존재한다. 장착 방식, 발열 특성, 공간 제약 등을 감안해 적절한 패키지를 고른다.
(4) 장기 안정성과 신뢰성
장기간 사용 시 저항값이 변질되거나 접촉 불량, 열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산업용이나 군용 등 높은 신뢰도를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등급이 높은 저항이나 습도·열 충격 등에 강한 제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7. 결론: 회로의 기본이 되는 소자, 저항
저항은 전자공학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수동 소자 중 하나이지만, 그 활용 범위와 중요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단순히 전류를 제한하거나 전압을 분배하는 용도 외에도, 다양한 센서 신호 처리나 디지털 회로의 안정성, 노이즈 억제, 온도 제어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저항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정하는 것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회로 설계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전자공학이 발전함에 따라, 소형·정밀·고신뢰성 저항이 계속 등장하고 무선 통신이나 고주파 회로,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더욱 복합적인 요구 사항을 만족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자회로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저항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으며, 옴의 법칙부터 저항 종류와 특성, 응용 방법 등을 꾸준히 학습·적용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저항을 비롯한 기초 소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회로 설계나 문제 해결 능력 또한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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